일상

[서울/종로]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 나들이

지구별 여행자 산체스 2026. 2. 2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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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구별 여행자 산체스입니다.

이번 주말, 아이와 함께 서울 종로에 위치한

'창덕궁(昌德宮)'을 다녀왔습니다.

창덕궁은 1405년 태종 때 경복궁의 이궁(離宮)으로 처음 지어졌습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1610년 광해군 때

궁궐 중 가장 먼저 다시 세워졌고,

이후 1867년 경복궁이 중건되기 전까지

약 270여 년 동안 역대 왕들이 가장 많이 머문 궁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형식상 경복궁이 법궁이었지만,

실제로는 창덕궁이 중심 궁궐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출처: 궁능유적본부

창경궁과 함께 ‘동궐(東闕)’이라 불리며

하나의 생활권처럼 사용되었고,

주변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치된 건축 방식 덕분에

가장 한국적인 궁궐이라는 평가를 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또한, 대조전 부속 건물인 흥복헌은

1910년 경술국치가 결정된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낙선재 권역은 광복 이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 가족들이 머물렀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창덕궁은 단순한 궁궐이 아니라,

조선 왕조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근현대사의 흔적까지 함께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그 안을 천천히 걸어보았습니다.

서울 한복판이지만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궁궐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차 소리가 멀어지고, 걸음도 자연스럽게 느려집니다.

 

입장료는 만 25세부터 64세까지는 3,000원

만 24세 이하 및 만 65세 이상은 무료였습니다.

그리고, 한복을 입은 사람은 무료입니다.


진선문 앞에서 느낀 첫 인상

매표소를 지나 들어서니 넓은 마당과 함께
정면으로 진선문(進善門)이 나타납니다.

‘선한 말이나 정치가 임금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진선문 앞의 마당이 생각보다 훨씬 넓습니다.
아이도 그 자리에 서자마자

“와, 진짜 크다!”

하고 감탄을 터뜨렸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정갈함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인정전 앞마당에서 떠올린 조회의 모습

진선문을 지나면 인정전(仁政殿)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왕이 조회를 열고 공식 의식을 치르던 장소입니다.

건물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마당이었습니다.
품계석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정1품, 종1품, 정2품…
각 지방에서는 이름난 인물들이었을 사람들이
이 넓은 마당에 줄지어 서 있었겠지요.

 

사극에서는 실내 장면만 보아왔기에
모두 가까이에서 회의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실제 모습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왕은 실내 어좌에 있고,
신하들은 이 마당에 서 있었을 것입니다.

그 거리감이 문득 크게 느껴졌습니다.

🏯 청기와와 연결 통로가 인상적인 선정전

인정전에서 옆으로 이동하면
지붕 색이 눈에 띄는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선정전(宣政殿)입니다.

창덕궁에서 유일하게 청기와를 올린 전각입니다.
회색 기와 사이에서 푸른 지붕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이곳은 왕이 평소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던 편전이었다고 합니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온 것은 지붕이 길게 이어진 구조였습니다.

행각(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어

눈이나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청기와 지붕에 이어 이런 연결 통로까지 보니,
이곳이 단순한 전각이 아니라

왕이 실제로 드나들던 집무 공간이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작은 동선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설계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높이가 주는 분위기, 낙선재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낙선재(樂善齋)가 나옵니다.

단청이 거의 없는 목조건물이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하나 느낀 것이 낙선재 안방 앞에 서보니

마당과의 높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툇마루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곳에 살았다면 매일 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며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이 물리적인 높이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아이는 역사 이야기보다는
나무 마루의 감촉이 더 신기한 듯
툇마루를 손으로 쓸어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마무리

창덕궁은 화려함으로 압도하기보다
걸으며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 궁궐이었습니다.

넓은 마당, 푸른 지붕, 이어진 지붕 아래의 동선

걷는 곳곳 재미가 있는 곳이었어요.

또한, 아이와 함께 걷고, 높은 마루에 앉아 쉬며,

수백 년 전의 시간을 상상해 보는 체험형 여행지였습니다.

 

서울 종로에서 아이와 주말 나들이를 고민하고 있다면
창덕궁은 충분히 천천히 걸어볼 만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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